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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뉴스] 조총련 학교서 말 배워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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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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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 학교서 말 배워야 하나
취재일기
오대영 도쿄 특파원
“아이가 일본어 못하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우리말을 잊지 않도록 신경써라.”
일본에서 오래 산 한국인들이 갓 일본에 도착한 젊은 부부에게 흔히 건네는 말이다. 어린 아이가 외국에서 모국어를 간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언어란 민족 문화 그 자체다. 정부가 일본․미국 등에 학교와 교육원을 세워 동포 자녀들에게 우리 문화와 글을 가르치는 이유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를 맞아 이런 ‘교육적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친다. 일본 도쿄의 한국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본지 5월 5일자 13면).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등록된 숫자만 63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 학교는 네곳에 불과하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자연 자녀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기 위해 조총련계 학교를 찾는 동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조총련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20여개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 수가 부족하다 몇 년 전부터 한국 국적의 학생들도 받아들이고 있다. 조총련 관계자는 “도쿄 내 우리 학교의 초․중학교 과정 학생 가운데 30～40%는 한국 국적이고 교토․오사카 등에도 다수”라고 밝혔다. 한․일 교류가 늘어나면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조총련계 학교는 지난해부터 북한식 사상교육을 대폭 줄이고 순수 교육을 늘리는 방향으로 교육 내용을 바꿨다. 그럼에도 자녀를 조총련계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여전히 찜찜하다.
우리 민족의 유일한 재산은 사람이다. 해외 진출 국민이 많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자녀가 우리말을 잊는다면 결국에 ‘우리 혼’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이들 ‘미래의 해외자원’을 활용할 길도 사라지게 된다.
국내에선 교육 개혁․투자가 한창이라지만 해외동포 교육은 여전히 사각지대다. 조총련 관계자는 “연간 교육예산이 80억～100억엔(약 800억～1000억)”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교육부의 해외동포 교육지원예산은 260억～290억원 정도다. 한 주재원은 “국내에서 세금을 내고 있는데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국회가 해외동포 교육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기를 기대한다.
dayyoung@joongang.co.kr
<5월6일 중앙일보 4면기사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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