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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유학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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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정보] 이공계 위기보다, 인문대가 더 심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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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0.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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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대 59명(23%) 법대∙경영대 등으로
대학가 한쪽에서 인문대 탈출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취업에 도움이 안 되는 인문학(문학,사학, 철학) 공부에 매달리느니 인기 전공으로 학과를 바꾸려는 인문대생들의 ‘전과(轉科)열풍’이다.
서울대가 15일 집계한 ‘2006학년도 전과 현황’에 따르면 올해 인문대생 82명이 전과를 신청해 이 중 59명이 승인을 받았다. 인문대로 옮겨 온 학생은 9명 뿐이었다. 인문대 전과생들은 대부분 법대, 경영대, 경제학부 등 이른바 인기학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2학년을 마치고 전과 요건을 채운 인문대생은 260여 명. 이 중 22.7%가 전공을 바꾼 셈이다. 이번에 어문계열에서 법대로 전과한 A씨(20, 여)는 “고교 때는 전공에 대해 깊은 고민이 없었지만 막상 사회에 나갈 생각을 하니 학과의 비전을 따지지 않을 수 없었다”며 “주변에 전과를 준비하는 친구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법대는 41명의 전과생을 받았지만 나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엔 영문과에서 성적순으로 1, 2, 3등을 한 학생이 장학금 혜택마저 뿌리치고 무도 법대, 경영대로 옮기는 일도 있었다.
인문대의 위기는 다른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세대에선 2학년으로 올라가는 인문계열 학생들 가운데 상경계가 있는 사회계열로 계열을 바꿔달라고 신청한 학생이 39명이었다. 인문계열 전입을 요청한 학생은 6명밖에 없었다. 이화여대 사학과는 최근 4년간 15명이 빠져나갔지만 전입생은 하나도 없었다.
연세대 인문계열에 재학 중인 B씨(20)는 “경쟁률이 비교적 낮은 인문계열에 일단 합격한 뒤 전과를 준비하는 ‘반수생(伴修生)’이 늘고 있다”며 “반수생들은 전과허용 정원안에 들기 위해 1학년 때부터 학점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인문대 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문제다. 서울대 인문대가 2학년을 상대로 전공 지망 신청을 받은 결과 어문계열 지원자 139명 가운데 영문(51명) ∙중문(33명) ∙국문(28명)이 80.5%를 차지했다. 불문(3명)∙언어(3명)∙노문(0명)등은 지망자가 거의 없었다.
올해부터 2학년을 대상으로 자유전공 배정을 시작한 고려대 국제어문학부의 경우 대상자 405명 가운데 영문과 지망이 217명으로 절반을 넘은 반면 일문(17명) ∙노문(21명) ∙독문(22명)등은 지망자가 적어 학과 운영을 걱정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특정 전공으로만 쏠리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자유전공 배정을 계속할 지 고민 중이다. 지방대에선 아예 인문계열 전공을 없애는 경우도 있다. 2001년 호서대는 철학과를 폐과했고, 2003년엔 경원대가 역사철학부의 문을 닫았다.
이처럼 학생들의 인문대를 외면하는 것은 취업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학의 경영학과 출신의 순수 취업률은 53.9%였다. 반면 영문(48.1%), 불문(42.6%), 철학(41.5%), 사학(43.2%)등 인문대출신의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LG전자 인사팀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어 인문대 출신보다 경영학 등의 전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남경희(철학과)교수는 “의대의 독주 때문에 이공계∙자연계가 위기라곤 하지만 인문대의 위기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인문대의 한 교수는 “인문대 위기 탈출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태스크 포스(TF)팀을 구성했다”며 “복수 전공제의 활성화 등 다각적인 해결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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