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외국어대학 1학년 변성은 일본유학 체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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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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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3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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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28일.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 있었던 날. 이 날은 바로 도쿄외국어대학교의 본고사 시험날이었다. 한 번 떨어진 외대에 다시 도전한 날이기도 하다. 슬럼프도 있었지만 1년동안 꾸준히 공부해서 처음으로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라는 일념으로 나의 모든 것을 부딪쳤다. 그리고 3월 6일 합격발표날. 합격했다는 선생님의 문자를 받고 바로 엄마에게 달려가서 펑펑 울었다. 합격에 기뻐서 눈물이 난 것도 있지만 사실 일본 유학을 준비하면서 쌓였던 불안과 긴장이 사라지고 안정감과 해방감에 나온 눈물이었다.
외대에 대한 첫 인상은 한 마디로 ‘시골’같았다. 아마 외대 학생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대학이 도심과 떨어져있기 때문에 학교주변에는 주택가가 늘어서있다. 학교주변은 그렇지만 학교는 다르다. 매일매일이 ‘소풍’가는 느낌이다. 외대의 캠퍼스는 예쁘기로 유명하다. 봄이 되면 교정의 벚꽃나무가 일제히 피어 그 밑에서 꽃놀이를 즐긴다. 봄에는 근처의 유치원에서 나들이를 오거나 아기와 같이 가족들이 산책을 오기도 한다. 여름에는 봄에 만개했던 벚꽃이 지고 초록이 무성하다. 햇볕이 쨍쨍하지만 탁 트인 교정 덕에 덥지는 않다. 가을에는 나무들이 단풍이 들어 마치 단풍놀이를 온 듯하다. 낙엽이 질 때조차 아름답다. 겨울에는 볕이 잘 들지 않고 나무도 앙상하지만 이 때 빛을 발하는 것이 치자색으로 물들어 있는 학교건물들이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렇게 계절마다 다른 ‘보는 즐거움’ 덕에 나는 사진 찍는 취미가 생겼다.
그리고 자랑할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매년 열리는 ‘카루타 대회’이다. 카루타 대회는 외대 일본어과 1학년에서 매년 겨울방학 때 여는 조그마한 대회이다. 1학년 때는 전공필수로 고문을 배우는데 수업 중에 ‘오구라햐쿠닌잇슈(小倉百人一首)’대해 공부한다. 오구라햐쿠닌잇슈(小倉百人一首)란 시인 100명의 시조를 한 수씩 뽑아 만든 가집이다. 카루타 중 가장 오래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새해가 밝으면 선생님들과 일본인 학생들과 유학생들이 모여 카루타는 하는데 유학생인 나로서는 일본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고 이런 소중한 추억들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일본 유학에 보람을 느끼고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내가 일본 유학을 다짐한 것은 고3 여름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허락을 받은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이다. 고등학교 2학년 수업시간에 태어나서 처음 접해본 ‘일본어’는 나에게 신세계로 다가와 내게 꿈을 안겨 주었다. 원래부터 제 2외국어에 흥미가 있었던 나이지만 영어와 중국어를 배울 때는 느끼지 못 했던 ‘배움의 즐거움’을 일본어를 접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 이미 내 마음속에는 나도 모르게 자리잡고 있었던 듯하다. 그리고 고3 여름에 난 부모님께 수능을 보지 않고 일본 유학을 가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그 때의 마치 100t 망치에 얻어맞은 듯한 부모님의 얼굴을 나는 잊지 못 한다. 이제껏 아무 말도 꺼낸 적 없고 수능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이런 말을 꺼내는 자신의 딸이 황당했을 것이다. 폭탄선언을 하고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부모님은 단칼에 안 된다고 단호히 말씀하셨다. 이유인즉슨 세상 물정도 모르고 더욱이 일본어도 제대로 못 하는 네가 어떻게 일본에서 생활해 나갈 수 있냐는 것이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부모랑 떨어져서 살아갈 생각을 하는 내게 섭섭했다고 하셨다. 이 날 이후 몇 번이나 부모님을 설득해 보려 했지만 부모님은 생각을 바꾸지 않으셨고 나도 일본 유학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부모님은 나에게 일단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해보고 생각해보지 않겠냐고 하셨고 나도 한 발 물러나서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4년제 경상학부 무역학과로 진학했지만 적응하지 못 하고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일본 유학을 결정하고 가장 처음에 한 것은 ‘학교 알아보기’ 였다. 일본 유학을 희망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일단 네임벨류가 있는 대학에 들어가고자 하거나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선택지를 늘리려는 경향이 있어서 EJU를 준비할 때 하지 않아도 될 공부까지 해서 오히려 성적이 잘 안 나오고 장학금도 받지 못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유학을 결정하고 먼저 해야 될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잘 생각해 거기에 맞는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당시 지망교가 EJU과목 중 수학은 필요 없었기 때문에 일본어와 종합과목만 공부했다.
학교를 선정할 때는 학원을 다닌다면 사무실에 가서 대학에 대한 상담이나 자료에 대한 문의를 하는 것이 좋다. 만약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면 N포털 사이트의 일본 대학에 관련한 자료나 일본 유학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있는 유명한 카페가 있으므로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망대학을 정한 후에는 그 대학의 어느 과를 가고 싶은지 생각해야 한다. 일본 대학은 한국과는 달리 학교별 학과별 지원방식이나 자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하며 자기가 해야 될 공부에 대해 잘 알아두어야 한다.
EJU의 학습방법으로 먼저 일본어를 보면 일본어에는 기술 독해 청해•청독해가 있다. 기술은 제시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에 신문기사나 사설을 읽어두는 것이 좋다. 다음 독해에서 필요 한 것은 독해의 문제유형을 익히고 지문의 요지를 파악하는 정확도와 빨리 풀어나가는 신속성이다. 문제유형은 문제를 풀면서 자연히 익혀지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정확도와 신속성은 다르다. 지문의 요지를 파악하려면 지문의 내용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문제를 풀 때 한가지 습관을 들였다. 문제를 읽고 지문을 읽지 않고 먼저 보기를 읽었다. 보기를 먼저 읽게 되면 지문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 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그리고 보기 중에는 무조건 답이 안 되는 것들이 포함 되어 있기 때문에 보기를 읽으면서 제외 시키고 답이 될 수 있는 것들에는 자기만의 표시로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지문을 읽으면 내용이 머리에 더 쉽게 들어올 것이다. 이렇게 훈련해가면 차차 속도도 붙는다.
마지막으로 청해•청독해는 평소 일본 드라마나 영화 버라이어티 방송을 즐겨 본다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위의 것들을 즐겨보지 않는다면 시중에 파는 청해•청독해 교재 안에 들어있는 CD를 반복해 들으며 스크립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내 경우에는 J-POP도 많이 들었지만 시험날만큼은 CD를 들으며 시험장에 갔다. CD를들으면서 가면 귀가 열린 상태에서 처음부터 집중하여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음으로 종합과목은 개인적으로 학원을 다니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종합과목의 특성상 세계의 이슈가 되는 문제가 나오거나 자료를 분석하거나 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고 출제범위도 꽤 광범위하기 때문에 혼자서 공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진감래’. 공부를 할 때는 그 순간을 피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시기를 참고 견뎌내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유학을 결정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고 유학생활을 잘 헤쳐나가는 것 또한 자기자신에게 달려있다. 유학은 곧 자신과의 싸움이다. 누군가에게 등 떠밀려 가는 것이 아니고 이루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진정한 유학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변성은 (여)
도쿄외국어대학 외국어학부 1학년 재학중
문일여자고등학교 2008년졸업
모닝에듀어학원 수강
(2012년 2월 현재기록)
※위 체험기는 일본유학시험 한국 사이트의 허락을 받고 전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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